김광수(사진) 농협금융지주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은행연합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3차 회의 및 이사회를 열고 제14대 은행연합회장 단일 후보에 김 회장을 만장일치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후보 추천 배경에 대해 “김 후보자는 오랜 경륜과 은행 산업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및 디지털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변이 없으면 오는 27일 열리는 사원 총회에서 차기 회장에 선출될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행정고시 27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두루 거친 관료 출신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행정고시 동기이기도 하다. 2018년 4월부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맡았고, 지난 4월 연임에 성공했었다.
앞서 차기 은행연합회장 1차 후보군에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 7명이 올라왔었다.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앞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연합회 수장 후보에 금융당국 관료 출신의 ‘관피아’부터 정치권 출신인 ‘정피아’까지 거론되면서 뒷말과 논란을 낳기도 했다. 당초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가장 먼저 1순위 후보로 거론됐다. 이어 민 전 의원은 SNS에 공개 출사표를 올리면서 유력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는 낙하산 논란을 막기 위해 민간은행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김 후보자는 현역 관료에서 직행한 것도 정치권 출신도 아니지만 일종의 구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마피아)출신이란 점에서 범 관료의 금융권 접수의 수순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금융당국 경험이 있는 동시에 금융지주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동시에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초저금리와 코로나19 시대에 급변하는 금융 생태계 속에서 은행업 발전과 새로운 먹거리를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 금융을 경험한 ‘관피아’의 업무 성과도 보여줘야 할 부담도 적지 않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