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현실화되면 코스피 3000 돌파” 전문가 낙관의 이유

입력 2020-11-23 16:54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2553.50)보다 49.09포인트(1.92%) 오른 2602.59가 표시되고 있다. 이는 2018년 1월 19일 이후 2년 10개월만에 역대 최고치(2598.19)를 넘어선 것이다. 윤성호 기자

코스피지수가 23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어디까지 상승할지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부터, 지수 급상승에 따라 시장이 과열된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흥국증권은 내년 코스피 목표 지수를 3000으로 제시했다. 이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예상치인 5.2%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예측을 전제로 한다. 해당 증권사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6.3% 이상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현실화되면 그동안 억눌린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바탕으로 두고 있다.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변준호 연구원은 “증시 상승에는 글로벌 소비 반등이 관건인데,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을 위한 여력이 준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수출과 반도체, 자동차 업황이 본격 반등하면 코스피 상승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목표치로 2800을 제시했다.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일시 조정은 올 수 있지만, 이후 경기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금리가 안정되는 ‘골디락스’(경기가 과열되지 않으면서도 장기간 성장)가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도 코스피 최대 목표치를 2800선으로 잡았다. 지난 3월 하락장 당시 코스피가 110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던 SK증권은 목표치로 2900을 제시했다.

반면 마냥 낙관적으로 볼 순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 급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봉쇄가 연장되면 경기 불안 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는 증권가 예상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인 1960~2630으로 제시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국에서 악화된 기업 부채와 최저 수준의 재정수지가 민간 투자, 정부 지출 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증시를 주도했던 언택트(비대면) 종목의 상승 동력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된 가치주에 주목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유동성 장세와 달러화 약세로 향후 가치주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며 “내년 경제활동 정상화, 바이든 정부의 출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 가치주 투자 매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은 보험, 은행, 철강 등 ‘성장형 가치주’에 관심을 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