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휴원 어린이집·주1회 가는 학교 “올해는 끝…”

입력 2020-11-23 16:37 수정 2020-11-23 18: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른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강화 조치로 지난달 21일부터 초등학교 1학년 ‘매일 등교’를 비롯해 학년 별로 주 3회 수준으로 늘어났던 등교 일수가 한 달 만에 다시 축소되게 됐다. 어린이집, 키즈카페 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어린이집도 휴원 조치가 내려졌다. 학부모들은 다시 집에서 생활해야 할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맞벌이 부모들은 긴급돌봄 등의 대안이 있지만, 일상 속으로 스며든 코로나19 위험 가운데 아이를 보내야 할 지를 놓고 또다시 고민을 반복하고 있다.

거리두기 강화를 하루 앞둔 23일 수도권 일선 학교에는 아이들의 등교가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주말 새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된 탓에 이날 아침까지도 이번 주 등교 여부나 등교 요일이 명확히 공지되지 않은 학교가 많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별 온라인커뮤니티나 맘 카페에서는 월요일인 이날 등교는 해도 되는지, 등교일수가 어떻게 조정되는지 등을 묻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사는 한 학부모는 “당장 내일 아이가 등교하는지 안 하는지를 오후 3시가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면서 “다른 학교들을 보니 주 1회가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은 비웠지만, 계획은 세울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 신길동에서 5살 유아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는 “어린이집은 긴급 휴원이 결정됐다고 공지가 왔는데 학교는 안내가 없어서 큰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면서 “매일 등교가 유지된대도 불안해서 못 보낼 것 같지만, 이제 한 달 학교생활 적응하나 싶었는데 다시 원상 복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썼다.


2단계 거리두기에 따라 학교는 원칙적으로 학교 밀집도를 3분의 1 이내로 운영해야 한다. 다만 사정에 따라 탄력적 학사 운영 등으로 최대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선 학교별 판단이 필요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관내 초등학교에 “2단계 학사운영 기준에 따라 학교 밀집도 3분의 1 이내 운영이 원칙”이라고 안내했다. 초등학교 1학년 매일 등교와 저학년 3일 이상 등교를 유지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 상당수 학교가 1학년 매일 등교를 중단하고 학년에 따라 등교 일수를 주3회~주1회로 전환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

학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코로나19 재유행이 벌어지고 등교가 다시 축소 되면서 부모들은 이대로 이번 학년이 끝날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 학부모는 “올해는 그냥 이렇게 끝나겠다 싶다”면서 “학교에 갔다 안 갔다 하면서 아이 습관만 더 엉망이 되는 것 같고, 뭔지 모르게 무기력해지는 것을 보면서 너무 안쓰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엄마는 “누구를 탓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너무 답답해서 하소연한다”면서 “겨울방학 전에 며칠이라도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썼다.

밀집도를 낮추는 방식이 교실내 밀집도가 아닌 학교 내 밀집도를 기준으로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높다. 서초동에 사는 학 1학년 아이 엄마가 “2단계 거리두기로 주 3회 전학급 등교한다고 공지가 왔다. 학급전체 등교면 밀집도 완화도 안되는데 이해가 안된다”고 쓴 글에는 “전체 학생수로 등교일수를 나눠서 학교 밀집도 기준만 맞추는건 정말 눈가리고 아웅식 행정아니냐” “이해가 안된다” 등 공감하는 댓글이 잇달아 달리기도 했다.

어린이집 휴원 조치에 맞벌이 부모들의 고민도 다시 시작됐다. 긴급돌봄이 필요한 경우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지만 1, 2차 유행 때와 달리 어디서 어떻게 전염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4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라고 밝힌 한 엄마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용해 주시길 당부한다는 어린이집 휴원 안내문을 또 받게 되니 마음이 착잡하다”면서 “지금 어린이집을 보내다 혹시라도 감염되면 그 죄책감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