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전북 남원시 산내면의 명품와운마을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이 마을 주민들과 ㈜수이케이가 산림생물자원을 활용해 신가치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가진 것. 앞으로 와운마을 주변에서 채취·재배되는 금낭화, 단감 등 식물자원이 해마다 2억원 어치씩 노암동에 입주한 ㈜수이케이에 납품돼 화장품 원료로 개발된다. 이로써 지리산 권역의 천연자원이 아름다움의 촉매제로 변신해 국내 화장품시장과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것이란 기대가 커지게 됐다.
지리산을 품에 안고 있는 남원시가 우리나라 친환경 화장품 대표 도시로 우뚝 서고 있다.
남원시는 이환주 시장이 취임한 2011년부터 친환경 화장품 생산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10년째 역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남원시는 첫해 노암산업단지에 화장품 집적화단지를 조성하고 2014년 전국 최초로 ‘남원시 화장품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화장품 완제품 생산 인프라 구축에 본격 나서 2015년 CGMP(우수화장품 제조시설)을 조성한 뒤 2017년엔 (재)남원시화장품산업지원센터를 건립했다. 국내 유일의 화장품산업 전초기지 지자체가 된 것이다.
더욱이 IGMP(천연물화장품원료시설)을 구축, 국립공원 지리산내 자원식물을 이용한 친환경 화장품산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더불어 기업 지원사업도 병행했다. 그 결과 2013년 기업체 1곳에, 직원 5명, 매출 5억여원에 불과하던 관련 상황이 올해는 기업 26곳에 고용 210명, 매출 220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5년 남원에 터를 잡은 ㈜원스킨은 기초화장과 의약외품으로 연 30억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화장품 원료 개발 및 판매 업체인 ㈜코빅스도 최근 화장품집적화단지에 입주하여 2021년까지 300억을 투자하기로 했다.
천연물 화장품 원료사업의 성과도 눈에 띄고 있다.
(재)남원시화장품지원센터는 유명화장품 기업과 원료전문 기업을 상대로 남원·지리산권에서 자생하는 1400여종의 식물을 활용해 소재 원료 개발과 원료산업을 추진했다.
김재연 남원시 일자리경제과장은 “2017년 이후 화장품 원료 944종에 대한 자료화가 구축, 그 중 35종에 대한 항산화, 미백, 주름개선, 보습 등 효능평가가 끝나 화장품 원료로 25건이 등재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21개 농가가 39개 품목을 6개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재배하고 있다.
특히 남원시는 전국 최초의 화장품지식산업센터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 268억 원이 투입돼 2022년 6월 준공되는 센터는 노암산업단지 내 연면적 1만 564㎡ 규모의 임대형 아파트공장 형태로 지어지고 있다. 이 센터는 36개 기업 입주 공간을 비롯, 화장품 기초·색조 제조공장, 화장품 용기 제조공장, 책임판매업, 연구개발업, 스타트업 공간 등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앞으로 원료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영남과 호남 접경에 위치한 지리적 강점을 적극 활용, 남부권의 화장품산업 거점지역으로 굳건히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우리 시는 그동안 화장품 집적화 구축을 위한 인프라 조성과 친환경 원료 개발을 통해 남원화장품산업을 견인해왔다”며 “2년뒤 화장품지식산업센터가 준공되면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화장품 산업을 완성시키는 토대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