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효과를 보이며 유럽 국가들은 당장 다음 달부터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독일과 영국은 오는 12월, 스페인은 다음 해 1월부터 대규모 백신 접종에 들어갈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내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고 12월 1일부터 접종을 개시할 계획이다. 백신 적합성을 평가하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도 이미 지난주 정식 요청이 들어갔으며 23일이나 24일에 자료 일체가 전달될 예정이다.
큰 변수가 없다면 영국은 연말까지 5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화이자에 주문한 백신 규모는 4000만회분으로 백신 승인이 빠르게 이뤄지면 이 중 1000만회분을 연말까지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1명이 2회분을 맞도록 요구된다.
독일도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이날 “올해 안에 유럽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될 것이란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서 “승인만 떨어지면 지체없이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의 각 주 정부는 보건부 지침에 따라 12월 중순 완공을 목표로 지역별 백신접종센터를 설치 중에 있다. 보건부는 백신 승인에 며칠 앞서 접종센터를 가동 가능한 수준으로 정비하고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독일은 현재까지 3억회분 이상의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민(8378만여명)에 접종을 하고도 1억회분 이상이 남을 만큼 막대한 양이다.
스페인에서는 다음 해 1월부터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에 1만3000여개 이상의 접종센터를 설치할 것”이라며 “국민 상당수가 내년 1분기까지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산하 아동인권기구 유니세프는 오는 2021년 한 해 동안 20억회분의 백신과 수억 개의 접종용 주사기를 개발도상국에 공급하는 ‘매머드 작전’에 돌입한다. 백신 독과점을 방지하고 각국에 고르게 분배한다는 목적의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의 일환이다.
유니세프는 350개 이상의 항공·해운운송업체와 협력해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브룬디 등 국가 재정상 백신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 백신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