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강원도 겨울왕국 못 본다

입력 2020-11-23 15:51
인제군문화재단은 23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인제빙어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인제군 제공

올해는 강원도에서 겨울왕국을 보기 힘들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도내 겨울축제가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인제군문화재단은 23일 오후 이사회 회의를 열어 올겨울 인제빙어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인제군문화재단 관계자는 “인제빙어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축제를 즐기기 어려운 상황과 군민 안전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인제군문화재단은 내년 1월 15~24일 열흘간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대에서 정부 방역 수칙을 준수해 제21회 빙어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인제군은 축제 전면 취소 결정에 따라 지역경기 침체 등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다각적인 방법으로 경기 활성화를 끌어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겨울 축제의 원조인 빙어축제는 소양호 상류에 얼음구멍을 뚫은 뒤 빙어를 낚는 축제다. 1998년 시작된 빙어축제는 지금까지 세 차례 열리지 않았다. 2015년에는 가뭄으로 강물이 메말라서, 2016년에는 이상 고온으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 2017년에도 축제장 문을 열었지만, 이상 고온 탓에 축제의 백미인 빙어 얼음 낚시터는 끝내 운영되지 못했다.

평창군은 12월 예정됐던 평창송어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내년 1월 열기로 했던 대관령눈꽃축제도 열지 않기로 했다. 축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에 도내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내년 1월 태백산국립공원과 황지연못 등 태백시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태백산눈축제도 취소됐다. 대형 눈 조각과 얼음 조각을 만날 수 있는 축제다. 눈·얼음 조각 작품을 만들려면 작품 구성부터 제작까지 최소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점과 도내 다른 겨울 축제들이 코로나19로 취소된 점 등이 반영됐다.

홍천강꽁꽁축제도 내년 1월 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홍천문화재단은 얼음 송어낚시를 없애고, 강변에서 즐기는 송어 맨손 잡기 체험, 실내 낚시터 등으로 축제를 축소해 열 예정이었다.

현재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가 유일하다. 화천군은 (재)나라는 화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물론 인접한 춘천과 철원지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내년 1월 축제를 취소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축제가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보면서 취소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며 “다음 달 초쯤 이사회를 열어 축제 취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