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24일 0시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각종 시설이 운영 제한·금지되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감내할 고통도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다음달 7일 자정까지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다고 22일 밝혔다. 호남권 전체도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올린다. 다만 전북은 23일 0시부터, 전남은 24일 0시부터 시행한다. 광주시는 지난 19일부터 1.5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번 1.5단계 조정 때와 달리 이번엔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2단계 격상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지만 수도권의 거센 확산세와 다가올 대학수학능력시험, 겨울철 유행 등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확진자 수는 닷새째 300명대를 이어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330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3만733명으로 집계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한다면 우리 의료와 방역 체계가 감당하기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통제가 어려운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2주간 발생한 집단감염만 62개에 달할 정도로 상황은 엄중하다. 특히 수도권의 지난 한 주(15~21일) 1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75.1명으로 그 전주에 비해 2배가 넘게 증가했다. 거리두기 2단계 기준(200명)에 근접한 수치다. 호남권의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도 27.4명으로 1.5단계 격상 기준인 30명에 가까워졌다.
현재 상황에서 강화된 방역 조치는 불가피하지만 민생 경제는 또 한번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최대한 단기간에 확산 억제 효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한시라도 빨리 코로나19 유행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발생 상황은 수능을 10일가량 앞둔 가운데 학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 동대문구 고등학교와 관련해 지난 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25명이 추가 감염돼 총 34명이 확진됐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와 관련해 5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24명으로 늘었다. 강원도 춘천시 소재 대학교와 관련해 지난 19일 첫 환자가 나온 후 15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16명이 감염됐다.
서울 노량진 임용단기학원과 관련한 확진자는 전날보다 7명 더 늘어 76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용인시 키즈카페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강원도 속초시 요양병원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키즈카페 방문자와 그 가족이 감염됐고, 가족의 직장인 요양병원까지 전파가 확산된 것이다. 두 시설에서 감염된 확진자는 총 34명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