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A씨는 ‘쿠팡플렉스(본인 차량을 운전해 쿠팡 배달을 하는 아르바이트)’에 가입한 뒤 배송을 하다가 지난 6월 차량을 들이받았다. A씨는 총 피해액 940만원 가운데 차량 수리비 708만원을 전액 부담해야 했다. 유상 운송을 하다 사고가 나면 일반 자동차보험만으로 대물 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쿠팡, 배달의민족(배민) 등 배송 플랫폼을 통해 개인 차량으로 배달 업무를 하는 운전자가 10만명에 달하지만, 관련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운전자가 보험 보장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2일 보고서에서 자차로 배송 일을 하는 운전자의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약 보험’ 가입률이 0.55%(10만명 중 550명)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당 특약은 개인 승용차로 유상 운송을 하는 운전자에게 종합보험을 제공한다. 이 특약에 가입하지 않고 유상 운송을 하다 사고가 나면 대인 책임보험(대인Ⅰ)까지만 보장 받을 수 있다.
최근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쿠팡, 배민 등 배송 플랫폼에서 본인 차량으로 배달 부업을 하는 운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8월 6인승 이하 승용차도 가입할 수 있는 유상 운송 특약 상품이 출시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이같은 운전자들의 규모를 약 10만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삼성화재에서 해당 특약 상품의 신규 가입자수는 32명 정도로 저조했다”며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배송 플랫폼 측의 관련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화재 유상 운송 특약에 가입한 개인 승용차의 교통사고 사고율은 35.6%로, 일반 개인 가입자 사고율(17.3%)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택배 차량 사고율(57.4%)보단 낮았다. 유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공유경제 활성화 등으로 개인 유상운송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교통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특약 가입자들만 배달플랫폼 운송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