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무용수와 비장애인 무용수로 구성된 무용단인 「케이휠댄스프로젝트」와 양팔이 없이 의수로 수묵 크로키를 구현해 내는 석창우 화백이 만나 몸이라는 큰 명제로 표현해내는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석창우 화백은 22일 “오는 12월 13일 일요일 오후 2시 유튜브 「케이휠댄스프로젝트」 채널에서 녹화 중계 방송될 예정”이라며 “장애인 예술의 개성과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번 공연은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역동적인 움직임을 극적으로 담아내는 수묵크로키 대가 석창우 화백은 마치 춤추는 것 같이 열정을 쏟아낸다.
「몸」이라는 대명제를 중심으로 할 때 ‘무용’은 무대라는 공간에서 한정된 시간 안에 무용수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내는 과정이라면 ‘크로키’는 인간의 몸을 화폭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지속적으로 남기는 작업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 함께하는 석창우 화백의 수묵 크로키는 주로 역동적인 움직임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극적으로 담아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 폐회식 당시 선보인 <하나 된 열정>을 담은 수묵 크로키 작업 영상이 무대를 압도한 바 있다. 이 작품의 작가가 바로 화백 석창우 선생이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들을 수묵 크로키로 그리고 있는 화백 석창우 선생은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 크로키를 접목한 석창우만의 수묵 크로키를 탄생시켰다.
양팔이 없는 상태에서 의수에 붓을 고정하고 온몸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크로키 작업을 하는 모습은 무용수의 눈으로 볼 때,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크로키 작품은 각 대상의 역동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런 점이 이번 작품을 구상하게 된 가장 큰 착안점이 됐다.
여러 예술 분야 중에서 움직임과 역동성이 가장 큰 무용수의 모습을 크로키로 화폭에 담아내고, 움직임의 특징적인 순간을 담아낸 수묵 크로키를 다시 무대 위에서 무용수가 구현해 내는 과정에서 새롭고 다양한 춤이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제목처럼 무용수의 ‘순간을 흐르는 몸’의 연속성 중에 한순간을 ‘지속성’으로 잡아낸 크로키와 다시 그 ‘한순간’을 연속성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무용수가 융복합된다. 그 과정이 작품 안에서 끊임없이 주고받으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무용작품으로 형상화한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무용과 크로키의 만남, 장애인 무용수와 의수 화가의 만남을 통해
장애인 예술의 개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도.
<춤추는 畵 - 순간을 흐르는 몸>은 무용과 크로키의 만남이기도 하면서 장애인 무용수와 의수 화가의 만남으로 만들어지는 장애인 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