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의사를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결과를 뒤집기 위한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퇴임 후의 행보를 고민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조작을 주장하고 있는 뒷면에는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논의하는 비공개 회동과 전화 통화 등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대화를 나눈 한 참모는 트럼프 대통령과 새로운 선거 캠페인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주 안에 새로운 선거 캠페인을 발표할 계획이며, 차기 공화당 잠룡들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히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저앉히고 싶어하는 잠룡들에는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아온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포함된다고 이 참모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실제로 2024년 대선 재출마를 공식화하면 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 두 사람 간에 재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다만 다른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출마에 대한 입장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며 아직 확실한 결정을 내린 게 아니라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재출마를 하든 안 하든, 기존 대통령들과 달리 퇴임 후에도 당내 영향력 유지를 위해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이 퇴임 후 사회 원로로 남았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무대 중앙에서 조명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으며, 재출마 카드도 이 연장선에서 검토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캠프의 한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공식 직함이 있든 없든 공화당 유력 인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활동과 더불어 적극적인 돈벌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는 4년 안에 4억 달러(약 4470억 원)에 달하는 빚의 만기일이 도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휘말린 소송 관련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그와 퇴임 계획을 논의한 일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실적이 급감한 ‘트럼프 그룹’ 운영에 매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그가 대형 유세를 통한 후원금 모금, 유료 강연회, 회고록 출판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 할 수 있다고 WP는 전망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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