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호주의 한 피자가게 직원이 뱉은 거짓말에 약 170만명이 사는 주 전체가 봉쇄되는 일이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스티븐 마셜 주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 전체에 내려진 봉쇄조치는 한 피자가게 직원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마셜 총리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실시했던 제한조치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는 지난 18일 주도 애들레이드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엿새 동안 주 전체에 봉쇄령을 내렸다. 외출을 엄격하게 통제했고 편의점, 의료기관 등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시설을 폐쇄했다.
이 같은 강경 조치는 애들레이드의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접촉자 추적조사 중 한 남성이 피자를 포장하러 잠시 들른 피자가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이를 토대로 아주 짧은 시간 노출에도 전염성이 매우 높은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추정했다. 곧바로 주 전체를 봉쇄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 남성은 해당 피자가게 직원이었다. 앞서 확진된 다른 직원과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마셜 주 총리는 해당 직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봉쇄령 완화를 선언했다. 그는 “내가 ‘화를 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매우 절제된 표현이다. 한 사람의 이기적 행위로 주 전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 정부가 거짓말을 한 남성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랜트 스티븐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경찰청장은 “거짓말과 관련한 법령이 없어 기소될 것 같지 않다”면서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 조사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으로 2만8000여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약 900명이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