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항공업계가 수요를 회복하는 데 최대 5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는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을 초청해 제2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관광산업위원장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항공·호텔·여행·컨벤션 등 관광업계는 코로나19로 어느 업종보다도 직접적이고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관광업계 회복과 종사자 보호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비상한 관심과 최대한의 지원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업황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분야 발제를 맡은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본부장은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97% 감소 상태가 이어져 사실상 업계 셧다운이 지속되고 있고, 국내선 여객은 확산 초기에는 전년 대비 56%까지 급감했지만 최근 일정 수준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항공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6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공 수요 회복까지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까지 예상돼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라 강조했다.
관광분야 발제를 맡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효재 관광산업연구실장은 “국내 관광산업은 종사자 수나 매출액 등에서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1∼9월 관광사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세계관광기구(UNWTO)는 내년 3분기부터 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관광시장은 점진적으로 수요 심리가 되살아나며 해외관광이나 외국인 국내관광보다 먼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이날 회의에서 관광·항공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수곤 한국항공협회 상근부회장은 “코로나 방역 우수국가 출입국 시 자가격리를 완화하거나 국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팬데믹 프리여권 도입, 디지털 면역여권 도입 등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탄력적 자가격리 도입과 신속 검역절차 수립 등 최소한의 영업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맞춤형 방역기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