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은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유인상 박사와 미국 스탠포드대 제난바오 교수 공동연구팀이 온도와 기계적인 자극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이온-전자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지를 통해 공개됐다.
지금까지 발표된 전자피부는 온도 측정과 동시에 기계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오류가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간 피부의 촉각 수용체가 전해질로 가득 차 있어 변형이 자유로우면서도 망가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전해질을 함유한 이온 전도체 소재가 측정 주파수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성질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용해 촉각과 온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인공 수용체를 만들어냈다.
또 연구팀은 이온 전도체에서 온도에만 반응하는 변수와 기계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변수를 도출, 전하 완화 시간과 정전용량 등 2개의 측정 주파수만을 이용하도록 했다. 전하 완화 시간은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아 온도를 측정할 수 있고, 정전용량은 온도에 반응하지 않아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다.
제1저자인 포스텍 유인상 박사는 “손가락이 전자피부에 닿으면 온도변화로 감지하고, 이후 손가락이 피부를 밀면 접촉된 뒷부분이 늘어나 움직임으로 인지한다”며 “전자피부가 온도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원리는 실제 인간의 피부가 다양한 촉각을 인지하는 원리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자피부는 전극-전해질-전극의 간단한 구조로만 만들어져 상용화에도 이점이 있다. 온도 감지는 물론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변형할 수 있어 웨어러블 온도센서나 휴머노이드와 같은 로봇 피부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교신저자인 포스텍 정운룡 교수는 “이번 연구의 최종목표는 인간의 촉각 수용체와 신경 전달을 모사한 인공 전자피부를 만들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피부나 장기의 촉각 기능을 잃은 환자들의 촉각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