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대국민 담화 “코로나 확산세 대구 때와 흡사”…모임·이동 자제 촉구

입력 2020-11-20 09:34 수정 2020-11-20 15:28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 2월 대구·경북 위기 때와 흡사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며 각종 모임과 이동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정 총리는 또 백신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방역에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새로운 ‘거리두기’ 체제가 첫걸음을 떼자마자 연일 세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고 급기야 사흘 전부터는 300명대에 진입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총리가 코로나19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총리는 “지금의 확산속도는 지난 2월 대구·경북에서의 위기 상황과 흡사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며 “특히 가족 모임과 친목 활동, 수영장, 사우나, 학교, 직장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총리는 “그간 확진자가 거의 없었던 산간 마을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며 “이제 전국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총리는 “지금 확산세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그나마 숨통이 트였던 우리의 일상이 다지 제약될 것”이라며 연말을 맞아 계획 중인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총리는 “직장인들은 송년회와 회식 모임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해 주시고 기업에서도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일터 방역에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또 “젊은이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최근 일주일간 40대 이하 확진자 비율이 52.2%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전 주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 총리는 무증상 감염이 많은 젊은 층의 특성상 확산의 범위와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학업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면 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부터 앞장서겠다”며 “각 부처, 지자체, 그리고 전국의 공공기관은 각종 회식·모임 자제, 대면회의 최소화, 재택근무 활성화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다음 주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백신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코로나19 방역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곧 나온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여러 나라에서 확진자가 더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필요한 양의 백신을 제때 확보한다는 목표를 갖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백신이 실제 국민들에게 접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그때까지는 마스크 쓰기 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만이 유일한 예방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최근 독일 정부에서는 ‘집에만 머물러 있는 당신이 진짜 영웅’이라는 공익광고를 통해 외출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