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고공행진 테슬라, 소비자 평가는 ‘최하위’

입력 2020-11-20 09:04

미국 전기차 제조 업체 테슬라가 소비자들에게 ‘최악의 자동차 브랜드’로 꼽혔다. 미국 소비자평가 전문 비영리 단체인 컨슈머리포트의 평가 결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편입을 앞두고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도는 최하위권에 머물면서 ‘품질 논란’이라는 테슬라의 꼬리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는 19일(현지시간) 자동차 소유주 30여만 명을 대상으로 26개 차량 브랜드의 소비자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테슬라가 2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소비자 신뢰도 평가 100점 만점에서 29점을 받는 데 그쳤다.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 4개 차종 가운데 53점을 기록한 보급형 세단 모델3에 대해서만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차종으로 추천했다. 추천 차량에서 제외된 보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신뢰도는 5점에 불과했고, 프리미엄 세단 모델S는 26점, 프리미엄 SUV 모델X는 31점을 각각 기록했다.

2015년만 해도 테슬라의 모델S는 신뢰도 1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추천 대상에서 빠졌다. 컨슈머리포트의 제이크 피셔 선임 디렉터는 “모델Y는 차체 하드웨어와 도장 품질이 좋지 않다”고 혹평했다. 또 “모델S는 완충장치, 메인 컴퓨터, 터치스크린 등에서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실제로 모델Y는 최근 패널 상태가 고르지 않고 차량 도색도 일치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한 모델Y 소유주는 머리카락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차량이 도색돼있었다는 불만 사항까지 접수했다고 컨슈머리포트는 전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품질 논란과는 별개로 고공행진 중이다. S&P500 지수 편입 등의 호재가 터지면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장중 508.6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9월1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가(502.49달러)를 뛰어넘었다.

이날 테슬라는 499.2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 8월31일에 기록한 최고가(489.32달러)를 넘어섰다.

한편, 26개 브랜드 중 ‘꼴찌’는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이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20위), 캐딜락(21위), 포드(22위), 미니(23위), 폭스바겐(24위) 등이 하위권에 포진했다.

반면 신뢰도 평가 최고 자리는 일본 자동차업체 마쓰다가 차지했다. 소비자 신뢰도 83점을 기록해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5년간 1위 자리를 고수했던 일본 도요타는 2위로 조금 밀렸다. 이 회사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도 작년 2위에서 올해 3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신뢰도 62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6위를 유지했다. 차종별로는 코나가 87점으로 가장 좋은 신뢰도 평가를 받았다. 이어 투싼(78점), 팰리세이드(65점), 코나 일렉트릭(54점), 아이코닉(47점), 쏘나타(43점) 순이었다. 반면 기아차(45점)는 종전보다 6계단 하락한 15위로 내려앉았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