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25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선 직후 중국의 고위급 인사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왕 부장은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뒤 한국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방한 이튿날인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및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다만 외교부는 왕 부장 방한과 관련해 “한·중 외교 당국은 양국 고위급 간 교류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측 인사의 방한과 관련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가 안팎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 견제 차원에서 왕 부장이 한국과 일본을 연달아 방문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한·일과의 공조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 연구센터장은 “바이든시대가 도래하면서 중국이 한·일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일 삼각안보체제가 복원되고 강화될 가능성을 중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도 “중국 정부는 새로 들어설 미 행정부 역시 자신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이미 결론 내렸을 것”이라며 “내년 1월 새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반중전선이 더욱 공고화하기 전에 사전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일 중 약한 고리인 한국에 시 주석 방한 등을 약속하며 반중전선에 적극 동참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당초 왕 부장은 지난달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와 미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해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