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지막 한국시리즈 이끈 류지현 감독 “이젠 LG 팬에 보답해야”

입력 2020-11-19 17:07
류지현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트윈스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류지현 신임 감독이 사령탑에 나서면서 “이제는 팬들에게 돌려드리는 일만 남았다”며 귀 기울여 들어서 마음을 얻는 리더십으로 소통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류 감독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1호 감독으로 선임돼 큰 영광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0시즌 수석 코치로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중심에 있었던 류 감독은 27년간 ‘LG맨’이었다.

그는 “27년간 몸담은 LG는 내게 숙명이자 가족과도 같은 팀”이라며 “ 올해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했고, 내년에는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색깔을 내세우기보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게 내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G 팬은 누구보다 열정이 있다. 열정이 과하다는 얘기도 있고, 선수들이 못 했을 때 그런 팬들의 열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던데 그런 애정이 없다면 프로야구의 존재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 1994년 LG에 입단해 ‘꾀돌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활약했다. 이 해에 신인왕을 받은 류 감독은 김재현 해설위원과 서용빈 KT 위즈 2군 감독과 함께 LG의 통산 두 번째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2004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류 감독은 2007~2008년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받고 나서 16년간 지도자로 활동했다. 1군 주루·수비·작전 코치를 두루 거쳤고, 류중일 전 감독이 부임한 2018년부터는 3년간 수석 코치이자 작전, 수비 코치를 겸임했다.

LG 구단은 준플레이오프 탈락 직후 류 전 감독의 사의를 받아들여 후임 감독을 물색한 끝에 13일 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선수단 소통과 데이터 야구에도 능한 류지현 수석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선임했다.

류 감독은 “냉정하게 판단해서 우리 팀에 세밀한 야구가 부족하다. 고비 때마다 그걸 못 넘었다”며 “선수들의 잠재력을 뽑아낼 데이터가 있고, 눈빛만 봐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분석팀에 12명이 있는데, 앞으로 코치 회의 때 데이터 분석팀장도 참석하도록 해 코치들과 서로 소통하고 조율하다 보면 좀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이라며 “감독으로서 첫 번째 숙제가 투수 쪽이다. 제일 먼저 투수코치들과 미팅했고, 우리 투수들의 성향과 방향성 등을 지속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감독에 선임되면서 가장 먼저 김현수에게 주장을 1년 더 부탁했다고 전했다. 류 감독은 “김현수를 가장 먼저 만나 주장을 내년에도 해줄 수 있느냐고 의사를 타진했고, 김현수가 기꺼이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해 정말 고마웠다”며 “김현수가 우리 팀에 오면서 선수들 간의 표현이 자유로워졌다. 내가 원했던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