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되면 뭐해? 맞기 어려운데… 생산도 유통도 난관

입력 2020-11-19 16:22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생산과 보급이 기대만큼 신속히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백신 개발 과정에서 전례 없는 신기술이 동원된 탓에 대량 생산 체제를 완비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보관과 운송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모더나는 각자 자신들의 백신 예방률이 95%에 달한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잇달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연말 안에 코로나19 백신 유통 절차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최고경영자(CEO) 우구어 자힌은 18일(현지시간) CNN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20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백신의 긴급사용승인(EUA)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FDA 검토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다음 달 중순쯤 승인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FDA 승인이 나더라도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국 CNBC는 18일(현지시간) “백신은 저온 환경에서 생산과 운송이 이뤄져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백신은 효력을 잃는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의 보급은 글로벌 규모 제약업체에게도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사용한 신기술은 대량 생산 체계에 적용됐던 사례가 전혀 없다. 이 기술이 사용된 백신이 수백만 단위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 환경이 아니면 효력을 잃는다. 보관과 운송에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할 만큼 생산 설비가 충분히 갖춰질지도 미지수다. 모더나는 내년 중 코로나19 백신을 5억~10억 회분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하지만 최소치인 5억 회분조차 현재 설비 규모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모더나의 협력사인 스위스 제약업체 론자 CEO 앨버트 배니는 CNBC 인터뷰에서 “생산 라인 증설을 전제로 해야 연간 백신을 5억 회분 이상 생산 가능하다”며 “결국 5억 회분을 만들려면 추가 설비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가된 생산 라인마다 고학력 근로자가 60~70명씩 필요한데 이들을 고용하고 교육시키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