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소 개발사 수수료 절반 인하” 선언, 구글도 따라올까

입력 2020-11-19 10:42 수정 2020-11-19 11:05

애플이 중소 개발사에 앱스토어 수수료를 절반으로 인하한다. 미국에서 애플과 구글이 반독점 관련 소송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지원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모든 앱에서 수수료를 받겠다며 개발사들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는 구글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애플은 18일(현지시간) 연간 수익금 100만 달러 이하의 중소 규모 개발사에 수수료를 15%로 인하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애플은 앱스토어에 입점한 업체들에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이번 지원 프로그램은 수익이 적은 중소 개발사에 수수료를 절반으로 인하해주는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소 개발자들은 글로벌 경제의 중추이자 전 세계 지역사회에서 혁신과 기회의 살아 움직이는 중심”이라며 “중소 규모의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창의성의 새로운 장을 열고 고객들이 사랑하는 양질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출시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개발자 및 앱스토어에 신규 진입한 개발자 중 모든 앱의 2020년 수익금이 100만 달러 이하인 경우 수수료 인하 대상이 된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개발자가 수익금이 100만 달러를 초과하면 남은 기간 동안 기본 수수료율(30%)이 적용된다.


개발자의 수익금이 향후 어느 해에 100만 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다음 해에 15% 수수료의 대상 자격을 얻어 재신청할 수 있다.


애플의 결정은 최근 반독점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실리콘 밸리 IT 공룡들에 대해 반독점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애플은 2008년 앱스토어를 선보일 때부터 앱내에서 결제하는 ‘인앱결제’와 수수료 30%를 유지해 왔다.

최근 이에 반기를 든 에픽게임즈와 갈등을 빚어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와 세계 최대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인앱결제 정책에 반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애플의 움직임에 구글이 발을 맞출지도 관심이다.

구글은 지난 9월 모바일 게임에만 적용하던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정책과 수수료 30% 부과를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규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다.

구글의 신규 앱스토어 수수료 정책에 글로벌 개발사들은 물론 국내 인터넷업계도 ‘갑질’ ‘통행세’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