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6.1% “코로나19 감염은 어느 정도 운에 달렸다”

입력 2020-11-19 10:05 수정 2020-11-19 10:34
17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방문객들이 검사를 위해 접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어느 정도 운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다’ 등 운명론적으로 인식하는 국민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지난 6~8일 전국 성인 107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인식조사를 한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질병의 발생을 결정론적으로 보거나 운에 좌우된다고 여기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내가 감염되냐 마냐는 어느 정도 운이다’는 진술에 ‘그렇다’는 답변은 46.1%,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다’는 답변은 46.8%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인식조사보다 각각 8.6%포인트, 8.7%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질병 발생을 운명론적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높았다. 본인의 감염이 운에 달렸다는 응답은 20대에서 56.6%였고 30대 51.2%, 40대 51.0% 등 절반이 넘었다. 50대는 39.9%, 60대는 37.9%였다.

‘아무리 조심해도 누군가가 감염되는 그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진술에 동의하는 비율은 61.7%였다.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약 10명 중 1명만 ‘높다’고 답했다. 40대 이하에서 11.0%, 50대 이상에서 12.0%였다.

연구팀은 질병이 운에 따라 발생한다고 여기면 방역수칙 준수 등 감염 예방을 위한 노력에 소홀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 교수는 “자신의 감염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것은 안 좋은 일이 자신에게는 생기지 않으리라는 낙관적 편견의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지금은 누구나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