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 사연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윤씨는 18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그를 유일하게 믿어준 박모 교도관과의 만남을 가졌다. 사건을 담당한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만남을 주선해 스페셜 MC로 함께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당시 13세)양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윤씨는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감형돼 20년 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윤씨는 당시 22세 젊은 나이에 8차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20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윤씨는 교도관 내에서도 흉악범으로 낙인찍혀 집단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 적응할 수 없었다.
그런 윤씨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민 사람은 박 교도관이었다. 윤씨는 “한 사람만 믿어주더라도 나에게는 희망이었다”며 수용생활부터 출소 후까지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도와준 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 교도관은 윤씨에게 “끝까지 살아야 한다. 살 방법은 인내심뿐”이라고 응원하며 윤씨가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윤씨는 “이춘재가 자백했다고 내가 누명을 벗은 건 아니더라”며 “나도 평범하게 사는 게 소원이다. 누명은 재판이 끝나야 한다.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나는 누명을 완전히 벗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재심이 진행 중이니 법정에서 이춘재를 만나게 될 텐데, ‘왜 그랬느냐’고 꼭 묻고 싶다”며 “그렇게 끔찍한 사건을 왜 저질렀느냐고”라고 말했다.
한편 진범인 이춘재는 지난해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이에 윤씨는 지난해 11월 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수원지법에 따르면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는 19일 오후 4시부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