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일째 공식 일정 없이 두문불출하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별다른 공개 일정이 없다고 공지했다. 전날도 마찬가지였다. 백악관은 전날 저녁에 대통령의 다음 날 일정을 이메일로 공지하는데 ‘공개일정 없음’으로 공지됐다.
이 같은 ‘공개일정 없음’ 공지 이메일이 발송된 건 대선 이후 11번이다. 재향군인의 날에 워싱턴DC 인근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비공개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및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만난 정도가 일정표에 포함됐다.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회견을 백악관에서 열기는 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하루에 취재진 문답을 두세 번도 하던 평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정보당국의 브리핑도 일정표에서 사라졌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브리핑이지만 예전엔 대통령 일정표에는 포함됐었다.
외국 정상과 통화도 하지 않는다. CNN방송은 10월 30일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테러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한 게 마지막이라고 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하순 추수감사절을 플로리다주 개인 별장 마러라고에서 보내려던 계획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기로 했다. 사실상 백악관에서 칩거하면서 트위터로 대선 조작 주장을 되풀이하는 셈이다.
아예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한 데 이어 숙원이었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주둔 미군 추가 감축도 단행했다. 참모들에게 최근 이란 핵시설 공격도 타진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도 있었다. 대선불복과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사회의 불안정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후일 도모를 위해 정치적 이익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유럽·아시아 동맹에 이어 외국 정상급 인사와 통화 외교를 계속하는 동시에 백악관 참모진 및 내각 인선 등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날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맞춰 의료진과 화상 회의를 잡아둔 상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