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뒤엔 하루 1000명” 코로나 급증, 81일만에 300명대

입력 2020-11-18 17:55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오른쪽)이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1일 만에 300명대로 급증했다. 정부는 엄중한 시기라면서도 아직 대유행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현 추세대로면 4주 뒤엔 하루에 1000명씩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일주일 간의 재생산지수가 1.53으로 추산된다고 18일 밝혔다. 만약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2주 뒤인 다음달 2일에는 469명, 4주 뒤인 16일에는 1075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외 유입 사례를 제외한 국내 발생 환자만 따졌을 때다. 기 교수는 “19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감염재생산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절대적 확진자 수가 많다 보니 증감폭도 크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313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발생 환자는 24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발생 환자의 70% 이상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9명이 나온 인천을 제외하면 서울과 경기도에서만 172명이 새로 확진을 받았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수도권 확진자 수는 125.6명으로 늘었다.

일상적 모임을 고리로 한 새로운 집단감염도 속속 확인됐다. 서울 송파구의 지인 여행 모임과 관련해 지난 13일 이후로 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온라인으로 만난 경기도와 서울의 지인들이 오프라인에서 모인 것과 관련해서도 누적 20명이 확진됐다. 경기도에서는 가구업자들의 식당 모임을 통해 11명이 확진됐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상황을 대유행 이전 단계로 평가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수도권과 강원도는 언제, 어디서 감염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험하다”면서도 “아직 3차 대유행이라 부르기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체계에는 아직 여력이 있다고도 밝혔다. 전국적으로 중환자 병상의 가동률이 60% 미만이라는 것이다. 다만 50명대에서 유지되던 위중증환자 수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중증환자만 입원 가능한 전담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거리두기 격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유로는 서민경제에 미칠 어려움을 꼽았다. 강 총괄조정관은 “고용노동부가 거리두기 1.5단계 적용 지역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는 23일부터 2주간 집중 방역 지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1.5단계에서 급격한 증가세를 반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일부터 코로나19나 독감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 아래 코로나19와 독감 동시진단검사에 최대 2회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중대본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대비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