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한 부부의 결혼식 하객 절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NBC 뉴스는 지난달 31일 오하이오 해밀턴카운티 블루애시에서 진행된 앤서니·미카일라 비숍 부부의 결혼식이 바이러스 ‘슈퍼 전파’ 행사로 지목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결혼식에 앞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애초 예정된 200여명의 하객 수를 83명까지 줄였다. 또 결혼식장 입구에서 참석자들에게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나눠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러 온 손님 대부분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가지 못했다. 약 2주 뒤부터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30명을 넘겼고 하객 절반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는 부부와 양가 조부모 3명도 포함됐다.
부부의 증상은 신혼여행차 방문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처음 나타났다. 앤서니는 미각과 후각이 점점 사라졌고 미카일라는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빠지는 증상을 경험했다. 이후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하객들의 전화도 쏟아졌다.
가장 큰 원인은 하객들이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받고도 사용하지 않은 데 있었다. 미카엘라는 “결혼식이 시작되고 문이 열린 뒤 통로로 들어가는 순간 내가 처음 본건 사람들의 맨 얼굴이었다”며 “아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때야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후 피로연에서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가까이 붙어 춤을 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부의 조부모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카일라는 “조부모님들은 결혼식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유일한 사람들이었다”며 “그들은 저녁 식사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오하이오는 지난 2주 동안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지난 2일 22만1000명에서 16일 30만5000명으로 늘어났다. 결혼식을 통한 대규모 감염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메인주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서 하객 중 한명이 확진자였음이 뒤늦게 확인됐고, 한 달여에 걸쳐 17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중 7명이 숨졌는데 이들 모두 결혼식에 가지 않았던 n차 감염자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