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학습격차 해소, 서초구의 실험…국내 최초 ‘AI 스마트 스쿨링’ 성과

입력 2020-11-18 16:07 수정 2020-11-18 23:29
서울 서초구가 시행하고 있는 AI 스마트스쿨링. 서초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학교수업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문제는 학습격차다. 부모 소득이 높은 자녀들은 맞춤형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통해 진도를 앞서가고 있지만 맞벌이 부모나 저소득 가정 등 자녀 돌봄이 어려운 경우 학습동기를 잃어버리거나 방치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소득의 양극화가 학습격차로 이어져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4월부터 이 같은 현상을 감지하고 일찌감치 시범 지원 사업을 진행해왔다. 인공지능(AI) 학습기를 이용한 ‘AI 스마트스쿨링’으로 학습지원을 하면서 동시에 기존 저소득층 맞춤형 멘토링 ‘서리풀샘’을 연계해 정서지원도 추진한 것이다. AI기반의 개인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과 아이의 학습동기를 강화시켜주는 교사 역할을 결합해 지원하는 것을 ‘하이테크-하이터치’사업이라고 한다. 사회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키워 교육격차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UN교육특사인 고든 브라운 전 영국수상을 의장으로 세계의 지도자들이 함께 설립한 글로벌교육재정위원회가 제안한 것으로, 코로나 시대 교육 격차의 주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초구는 올해 4월 AI기반 1:1 맞춤형 온라인 학습 ‘AI스마트스쿨링’을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저소득층 초·중 학생 258명에게 우선 지원했다. ‘AI 스마트스쿨링’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학생 개인별로 학습을 진단하여 각각 수준과 속도에 맞는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오답노트 등을 스스로 생성하여 틀린 문제를 다시 공부하도록 하는 등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지난 2019년 7월부터 퇴직교사 등 지역의 우수인재 자원으로 구성된 ‘서리풀샘’들은 ‘AI스마트스쿨링’의 아동 학습분석 데이터를 제공받아 아이들에게 부족한 학습을 도와주고 어려워하는 문제를 지도하며 정서적인 도움도 제공한다.

구는 스마트 스쿨링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자 9월부터 일반 아동 357명에게도 AI 학습기를 제공해 현재 615명에게 학습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서리풀샘 161명은 담당 학생들의 개인별 상세 학습 분석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1대1 온‧오프라인 학습 성장을 도울 뿐만 아니라 생계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한 따뜻한 멘토링으로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지지와 안정감을 주도록 했다. 이것이 학습효과 극대화의 비결이 되고 있다고 서초구는 분석했다.

구는 18일 AI 스마트학습기 100대를 관내 전체 아동복지시설(지역아동센터‧유스센터‧초등키움센터‧공동생활가정 등 16곳)로 확대해 전달했다. 또 AI 스마트스쿨링 우수참여자에게 장학금(1000만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서초구 전용 스마트스쿨링 학습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스마트스쿨링을 이용하는 전체 학생들의 주‧월별 출석률, 정답률, 평균 학습시간, 학습상태 등을 세심하게 모니터링해 학습지원과 학습독려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학습방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우리 미래를 이끌어 나갈 아이들에게 동등한 출발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사회의 몫이라 생각한다.”며 “‘서초형 AI 교육안전망’으로 모든 아동이 행복한 미래형 교육모델을 선도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