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 10주년을 맞는 카카오톡이 콘텐츠·상품 구독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친숙함·편리성을 무기로 한 카톡을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해 확실한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콘텐츠·상품 구독’, ‘지갑’ 등 출시를 앞둔 서비스와 플랫폼 개편 내용을 공개했다. 구독 경제는 이용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상품·콘텐츠 서비스를 받는 모델로, 사업자로선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 전세계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민수 대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 영향으로 구독형 서비스의 영역은 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렌탈, 정기배송을 통해 상품을 구독하는 서비스를 19일부터 카카오톡 채널에서 시작한다. 번거로운 과정을 단순화했다. 톡 채널에서 상품 정보를 얻고, 회원가입과 전자서명, 결제에 이르는 복잡한 과정을 간단한 비대면 인증을 거쳐 끝낼 수 있다. 김치냉장고 렌탈을 시작으로 연내 안마의자, 정수기 필터 등의 렌탈·정기배송 상품이 제공되고 추후 자동차, 식품, 청소대행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여 대표는 “이미 이용자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온 카톡 채널에서 프로모션, 배송까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한 결과”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소상공인을 위한 카톡 채널 개편에도 나선다. 올해 안으로 사업자들이 비즈니스 성격과 특성을 살려 채널 홈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예약, 배달, 티켓 예매 등 목적에 따라 화면을 구성할 수 있고 기존 웹사이트, SNS도 연동이 가능하다. 카톡 플랫폼에서 다양한 상품이 잠재 고객들에게 발견·노출되면서 빠른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카카오는 기대하고 있다. 조수용 대표는 “(서비스 개편이) 수익 목적도 있지만 비대면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비즈니스를 이룰 수 있게 도움을 주려는 목적도 크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강자로서 신규 구독 플랫폼도 선보인다. 창작자가 뉴스·미디어, 음악, 동영상 등을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하면 이용자는 취향에 따라 이를 유·무료로 구독하는 방식이다. UI(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국내 사용자에게 친숙한 포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창작자는 제목과 구성, 배치 등을 편집하는 에디터 역할을 하게 되고, 이용자는 구독 채널의 우선순위나 위치 등을 조정해 ‘나만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플랫폼은 내년 상반기 중 PC·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며, 카톡 내 세 번째 탭(#탭)과도 연결된다.
카카오는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를 카톡에서 보관, 관리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도 연내 출시한다. 지갑 분실 걱정 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본인 증명이 가능해진다. 최근 자주 사용하는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담긴다. 학생증(연세대)과 국가기술자격증도 추가된다. 카카오는 각종 단체, 기업, 교육기관 등과 추가 파트너십을 체결해, 활용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조 대표는 “카카오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