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이 인천 연수구 송도에 각각 생산시설과 R&D(연구·개발)센터를 세운다. 두 회사가 생산시설과 R&D센터 설립에 투자하는 비용을 합치면 2조5000억원이 넘는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세계 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은 18일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사업화 촉진, 기술 역량 강화 관련 행사가 열린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각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 1조7400억원 들여 세계 최대 규모 공장 짓는다
우선 삼성바이오는 이날 제4공장 착공을 알리는 기공식을 개최했다. 제4공장은 생산량 25만6000ℓ로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시설인 제3공장(18만ℓ)을 넘어서는 규모다. 연면적으로만 약 23만8000㎡로 제1·2·3공장의 연면적 모두 더한 24만㎡에 육박한다.
삼성바이오는 제4공장에서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공급 속도를 높이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삼성바이오의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는 2022년 부분 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제4공장 건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장 건설에만 1조7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후 오픈이노베이션 R&D센터 등이 들어설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확보 비용까지 합하면 전체 투자비는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는 제4공장이 건설될 경우 임직원 1850여명을 새롭게 채용할 방침이다. 제4공장 투자로 2만7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약 5조7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삼성바이오 측의 추산이다.
삼성바이오는 제4공장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 정부가 추진 중인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정책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 국내 배양기 제조 전문기업인 정현프랜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제4공장에 들어가는 다양한 종류의 배양기를 모두 정현프랜트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바이오 의약품 개발·기술 혁신, 시장 개척을 통한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 증진,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 청년 일자리 창출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도 5000억원 들여 공장·연구센터 신축
셀트리온은 다품종 생산·공급체계 구축을 위해 6만ℓ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제3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R&D와 공정개발, 임상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는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도 새롭게 짓는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약 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제3공장은 2023년 5월, 연구센터는 2022년 7월 준공하는 게 목표다. 제3공장 대지면적은 4700㎡로 4층 규모다. 연구센터는 1만33㎡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제3공장 설립 완료 후 생산설비 검증을 마친 후 2024년 6월부터 실제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제3공장이 완공되면 셀트리온은 기존 1·2공장 19만ℓ에 더해 연간 생산량 25만ℓ급 생산시설을 확보한다.
셀트리온은 또 제3공장과 연구센터 건립에 따라 약 300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2000명은 전문 바이오 개발 인력으로 연구센터에서 근무한다. 이밖에 셀트리온은 추가로 설비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20만ℓ 규모의 제4공장과 복합 바이오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제4공장까지 건설될 경우 셀트리온의 생산 능력은 국내에서만 45만ℓ에 달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해외 공장까지 포함, 총 60만ℓ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도 약속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은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위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양사는 인력양성기관(연세대 국제캠퍼스),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정현프랜트·위아텍)과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사는 소부장 기업과 기술자문·실증테스트 등을 협력해 글로벌 수준에 맞는 제품을 함께 개발하고, 개발된 결과물 구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바이오 의약품 공정·개발 전문인력 양성센터’를 구축하면 양사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