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피해 연습생 12명의 이름, 판사가 한명씩 불러줬다

입력 2020-11-18 11:37 수정 2020-11-18 17:19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건의 피해 연습생 명단이 공개됐다.

18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심리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렸다. 재판부는 안 PD에게 징역 2년, 김 CP에게는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전체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제작진의 투표 조작으로 피해를 보게 된 연습생 명단도 공개했다. 공개된 피해 연습생은 다음과 같다. 시즌1 김수현 서혜림, 시즌2 성현우 강동호, 시즌3 한초원 이가은, 시즌4 앙자르디디모데 김국헌 이진우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다.

이 중 데뷔권에 있었음에도 탈락한 연습생은 이가은 한초원과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다. 이가은과 한초원의 조작 전 순위는 각각 5위와 6위였고,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은 각각 6위, 7위, 8위였으나 억울하게 데뷔하지 못했다.

정준영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당시 연습생이었던 12명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피해 연습생 이름을 공개하면서 “000연습생은 투표조작의 결과로 탈락했다”는 문장을 반복했다.

다만 재판부는 제작진이 순위를 유리하게 조작한 연습생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 역시 조작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이고 이들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이름을 밝히면 피고인을 대신해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방송 프로그램 공정성이 훼손됐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과 시청자를 속이고 농락하는 결과가 야기됐다”며 “일부 연습생은 정식 데뷔해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고 했다.

이어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피고인들이 순위 조작으로 억울하게 탈락시킨 연습생들”이라며 “CJ ENM도 공개 사과를 하며 피해 연습생들에 대해 책임지고 배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피해 연습생이 누군지 밝혀져야 피해 배상이 가능하다고 봤다. 물질적 배상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피고인들이 억울하게 피해 연습생을 탈락시켰다는 게 밝혀져야 피해 배상의 출발이 될 수 있고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도 회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