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해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금 전 의원이 야권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정치권에선 금 전 의원이 ‘무소속 시민후보’로 선거에 나선 후 범야권 단일후보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 전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보수다’의 초청 강연에서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금 전 의원은 “탈당한 뒤 바로 국민의힘에 들어가 당내 경선을 한다는 것은 어떤 설명을 붙이더라도 국민 보기에 별로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 전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여러 협력과 경쟁 방법이 있다”며 “방식과 방법을 정할 때에는 충분히 말하고 모든 양보를 하겠다”고 부연했다. 범야권 연대를 도모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금 전 의원은 “형식적으로 당 하나를 만들어 간판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주도권 다툼에 중구난방이 되고 기존 지지자가 떠날 수 있다”며 “연대하려는 모든 세력이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한다. 이것을 곱셈의 연대라 부르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는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자기희생과 변신의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놀랄 수밖에 없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에 사과하고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유연한 반응을 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을 당시의 성공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김종인 위원장이 이해찬 정청래 같은 분을 공천에서 탈락시킬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이해찬을 자르고 정청래를 잘라서 민주당이 이겼다는 분석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했던 ‘야권 혁신 플랫폼’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그는 “간판을 바꾸는 그런 조치만으로는 변화의 계기가 되기 어렵다”며 “선거를 앞둔 시기에 주도권 다툼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정인 민주당을 향해선 날선 말들을 쏟아냈다. 금 전 의원은 “독선과 오만, 고집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매일같이 사사건건 충돌하는데 집권여당 정치인들은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침묵한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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