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나타난 아프리카 뱀에 주민들 ‘화들짝’

입력 2020-11-18 10:51 수정 2020-11-18 10:56
지난 16일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수산저수지 인근에서 구조한 아프리카 뱀 ‘볼 파이톤’의 모습. 제주대 제공

제주 주택가에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 사는 뱀이 나타났다. 애완용 뱀으로 유명한 ‘볼 파이톤’인데 머리 형태가 언뜻 제주에 서식하는 독사 쇠살모사와 닮아 주민들이 기겁하는 소동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16일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수산저수지 인근에서 상자에 담긴 채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볼 파이톤을 구조해 보호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비단뱀으로 일컫는 볼 파이톤은 아프리카 열대성 우림에 서식하는 파충류다.

보아, 늑대거북 등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애완 파충류 중 하나로 몸체가 짧고 굵은 것이 특징이다.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야생동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양도 양수 시 관련 증명서를 소지해야 하지만 온라인 카페를 통해 개인 간 불법으로 거래되면서 애완용 사육 규모가 파악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파충류 사육 인구가 늘면서 동물 애호가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춰 입양했다 유기하거나 사육장을 탈출해 이웃을 놀라게 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제주에서는 지난 2016년에도 제주시 도련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볼 파이톤이 출현해 주민들이 기겁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동물을 입양하고 키우는 문제는 개인의 자유지만 일부 버려진 동물이 자연환경에 적응할 경우 제주 고유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입양에 앞서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