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병키로 하면서 두 항공사 기존 고객이 쌓아온 마일리지의 통합, 이용방식이 어떻게 정리될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8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일단 두 회사가 각자 운영하던 마일리지는 하나로 통합된다. 대한항공이 인수하는 방식이라고 해서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무용지물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마일리지는 같이 사용된다”고 했다. 오히려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대한항공 관련 제휴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돼 편익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구체적인 통합 방식, 전환율 등은 추후 나올 예정이다. 다만 어느 정도의 유예가 주어지겠지만 통합 이후 양사 마일리지가 1대 1 비율로 같은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상품별로 운영되는 상품이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이미 아시아나 마일리지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카드 기준으로 볼 때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이 적립되고,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한항공이 국내 최대 항공사인 데다 이용할 수 있는 노선이 더 많은 점 등이 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선제적으로 관련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 두 항공사 합병 과정에서 합의점이 정해진 뒤에 카드사도 그에 맞춰 항공 마일리지 적립 방식 등을 손볼 수 있는 만큼 세부 조건이 정리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더라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두 항공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던 마일리지가 한곳으로 통합되면 서비스 이용 경쟁이 심해지거나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해외 항공사들과의 항공 동맹에 따른 혜택은 실제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가입된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인 반면 대한항공은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등이 있는 스카이팀에 속해 있다. 소비자들은 각 사에 적립된 마일리지로 동맹 내 항공사 티켓 발권 등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더욱이 항공 동맹 부문에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과는 달리 아시아나항공이 소속된 스타얼라이언스의 규모가 더 커서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이런 측면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쌓아오던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는 일정 부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