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멕시코주, 외출금지… 멀리있는 가족 만나기 힘들어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비필수 상점에 대해 영업정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광풍에 다시 휩싸인 미국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미시시피주 의료협회장인 마크 혼 박사는 “우리는 추수감사절에 할머니를 만난 뒤 크리스마스에 할머니 장례식이 열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네 번째 목요일로 정해져 있다. 올해는 26일이다. 미국도 한국의 추석처럼 전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추수감사절에 모여 칠면조 요리를 먹는 전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해엔 추수감사절을 통해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뉴멕시코주에선 16일 외출금지(stay-at-home) 조치가 내려졌다. 이 조치가 바뀌지 않을 경우 추수감사절에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말라는 뜻이다. 캘리포니아주 등과 시카고시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권고사항으로 외출금지를 촉구했다.
미국의 여러 주·시들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비상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산불처럼 다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은 16일 미국에서 새로운 코로나19 환자가 16만 604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코로나19로 현재 입원한 환자 수도 7만 3000명에 달한다고 CNN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치다. 미국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감당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또 코로나19 외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치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여러 주들이 다양한 비상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차이도 존재한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들은 대책 마련에 적극적이지만 공화당 주지사의 주들은 주 정부의 지침보다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의 미셸 루한 그리샴 뉴멕시코 주지사는 외출금지 조치를 16일 발령했다. 그리고 식료품점과 의약품점을 비롯한 필수업종을 제외하고는 영업금지 명령을 내렸다.
역시 민주당 소속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필수적이지 않은 상점의 영업 정지 방침을 밝혔다. 또 외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지시했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경제 정상화 노력에 비상 브레이크를 밟겠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그러면서 “우리가 코로나19를 방치할 경우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원인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16일 추수감사절을 맞아 실내에 모일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25명에서 10명으로 줄이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는 “나는 고삐를 다시 조여야만 한다”면서 “이것은 어떤 기쁨을 내게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시카고시의 로리 라이트풋 시장도 강제조치는 아니지만 식료품 구입 등을 꼭 필요한 일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 것을 시민들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의 주지사가 있는 주들은 비상조치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공화당원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레그 에벗 텍사스 주지사도 백신과 새로운 치료법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강조만 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많은 주들은 추수감사절과 그 다음 금요일(27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학교와 회사들은 추수감사절 전후에 재량적으로 더 많은 날을 휴일로 정하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