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F룸살롱에서 ‘회장님’ 적힌 영수증 사진 나왔다

입력 2020-11-17 17:58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검찰이 김봉현(46·수감 중)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현직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고 지목한 서울 강남구 F룸살롱 압수수색에서 술값과 날짜, 김 전 회장을 지칭하는 ‘회장님’이 적힌 영수증 사진을 발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룸살롱 종업원은 “김 전 회장이 비정기적으로 수천만원씩을 수표로 결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이들 2명이 대질 조사에서 술 접대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술자리의 유무를 놓고 김 전 회장 측과 전현직 검사들의 진술이 완전히 엇갈린 상태에서 검찰은 증거물을 토대로 관련자들을 줄줄이 소환하며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이 자주 이용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F룸살롱의 종업원 A씨는 지난 4월 검찰에 출석해 “김 전 회장이 방문 때마다 결제를 했던 것이 아니며, 비정기적으로 여러 차례의 술값을 한꺼번에 수표로 결제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김 전 회장에게 ‘account(장부)’와 금액이 적힌 사진을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내면, 김 전 회장의 지인이 룸살롱에 직접 와서 1000만원 또는 2000만원의 수표를 주고 갔다는 것이다. 이 견적서에는 김 전 회장을 지칭하는 ‘회장님’이 쓰여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실물 영수증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A씨의 휴대전화에서 사진파일을 확보해 김 전 회장과 김 전 행정관이 만난 날짜와 술값을 특정했었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이날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 김 전 행정관을 상대로 2시간30분가량 대질 조사를 했다. 조사를 마친 김 전 회장 측은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이 지난해 7월 현직 검사들에게 술 접대한 사실이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목격자이자 핵심 참고인들이 술 접대 사실이 있었다고 김 전 회장 진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접대 당시 F룸살롱에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이 옆방에 있었고, 검사들이 있던 방으로 건너와 술자리에 합류했다고 진술했었다. 이들은 김 전 회장이 유력한 날짜로 꼽은 지난해 7월 12일과 18일 중 18일에 접대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접대를 받았다고 지목된 이모 변호사와 검사 3명은 “그러한 모임이 없었다”는 입장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다. 이 변호사와 현직 검사 2명은 지난 15일 검찰에 출석해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은 수집된 증거와 관계자들의 주장을 종합해 룸살롱 접대 의혹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방침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