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말아야 할 자들이 죽고있다” 美 간호사의 폭로

입력 2020-11-18 00:17 수정 2020-11-18 00:17

“환자는 시신이 돼 가방에 담겨 나옵니다. 죽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택사스주 엘패소의 한 대학병원에서 파견 근무 중인 간호사 로와나 리버스는 페이스북에 직접 올린 영상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같이 말했다.

폭스뉴스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리버스는 최근 페이스북에 한편의 동영상을 올리고 현지 코로나병동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현실을 폭로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가 넘쳐나자 대학병원에서는 ‘시신 구덩이’라고 부르는 중증 환자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곳으로 들어간 환자들은 시신 가방에 싸인 채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구덩이로 옮겨진 중증 환자에 대한 병원 방침은 ‘심폐소생술은 3차례만 한다’는 것이고 그 시간은 단 6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병원 측이 환자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안실에는 시신이 가득 차 있고 숨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냉동 트럭이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버스는 병원 안에서 ‘차별적 진료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한 간호사는 VIP 환자만 전담했는데, 그 환자는 의사의 아내였다”며 “의료진은 그 환자를 살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고 그 사람은 중환자실에서 살아 나온 유일한 환자였다”고 했다.

이 영상이 화제를 모으자 대학병원 측은 성명을 내고 “의료 종사자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만 리버스 간호사의 주장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텍사스주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사망자는 2만여명이다. 특히 바이러스 전파가 급속도로 빨라진 엘패소에서는 7만30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769명이 숨졌다. CNN 방송에 따르면 엘패소 당국은 교도소 수감자들까지 동원해 일주일째 시신을 냉동 트럭에 옮기고 있다. 9명의 수감자가 시신 처리 업무에 자원했고 이들은 시간당 2달러를 받고 매일 8시간씩 검시 사무소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