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17일 대한한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산업은행이 항공업계 구조조정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의 경영권 분쟁은) 산은이 캐스팅보트를 쥐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산은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
“항공업계가 공급과잉 아니냐는 우려를 했는데, 코로나19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요인이 발생했다. 어떻게 하면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한국 지위를 굳건히 할 수 있는지 산은이 정책금융 당국자로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데.
“합병 과정에서 인력 감축, 독점에 따른 가격인상과 이로 인한 후생 감소, 양사 간 마일리지 합병에 따른 이용제한 문제 등이 최소화돼야 한다.”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간 경영권 분쟁에 국책은행이 끼어든 모습인데.
“시장에서 단 하나 우려하는 건 한진그룹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누나와 동생 사이 경영권 분쟁으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책은행이 지배구조에 개입하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산은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는 있다. 뜨거운 관심을 받을 텐데, 철저하게 스스로를 검증하며 국민·주주의 이익, 국가기간산업 발전에 매진하겠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특정 주주, 재벌가의 아들 이런 데 관심을 가져선 안 된다.”
-자본시장에 대한 ‘동학개미’의 관심이 뜨겁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개미투자자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슬픈 자본시장이다. 모든 사람들이 직접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우리 기관의 평판이 너무 낮다. 수익도 못 내고, 거짓말이나 하고, 겉으론 (주식을) 사라고 하고 자기들은 안사고.”
-개미가 환호하는 대주주기준 3억원 유예, 공매도 한시적 금지 연장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기관과 외국인만 공매도를 하니까 개미투자자의 피해의식이 있었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선 시장 특수성을 감안하는 정책이 나와야지 무조건 글로벌 스탠더드만 얘기해선 안 된다. 개미 없이 자본시장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국회에 와서 보니까 주식시장하면 ‘돈 있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돈 놓고 투기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더라. 하지만 주식시장은 기업자금을 조달하는 곳이다. 저는 유통시장보다 발행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내년 3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끝나나.
“공매도가 정말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지 많은 분들에게 여쭤봤는데 과학적으로는 모르겠다. 다만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동안 공매도 문제점을 지적해왔고, 두 차례 한시적 금지 조치했다. 그러면 재개할 때는 제기된 문제점들이 법·제도적으로 해소돼야한다. 당국과 대화해 조기에 제도 개선책을 내놓으려 하고 있다.”
-전세대출이 부동산시장에 과잉 유동성을 공급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그게 지금 걱정인 게,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가 오를 수 있다. 그 사이에 갭투자가 성행할 가능성도 있다. 주택 공급을 하지만 그 못지않게 가구 수가 늘어난 점이 전세가 상승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국에서 트렌드를 잘 몰랐던 데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부동산 문제는 참 어렵고, 국민께 송구하다.”
강준구 양민철 박재현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