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않는 야당…김종인 “신공항 적극 논의” TK의원들 ‘부글부글’

입력 2020-11-17 17:24
국민의힘 의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김해 신공항’ 백지화를 놓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마냥 반대하지만은 못하는 모습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가덕신공항 추진 자체는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선거 때문에 국책 사업이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며 이틀째 대책 회의를 열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17일 의원총회 직후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얘기하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있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역 민심을 거스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5일 부산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가덕도 신공항으로 결정되면 적극적으로 도와서 조기에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간사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영종도공항에 비견할 대한민국 ‘투톱 공항’ 중 하나로 추진한다면 전폭적으로 밀겠다”고 했다.

다만 일부 부산·경남(PK) 의원들 사이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정치적 쟁점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5석만 주면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겠다고 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며 “오늘은 김해신공항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했으니 내일은 가덕도 신공항 만든다고 선언하라”고 비꼬았다. 장제원 의원은 “신속하게 가덕도 신공항 추진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또다시 지역갈등만 조장하는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TK 의원들의 기류는 냉랭하다. 이들은 이틀째 비공개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을 고심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평가 이후 이뤄진 5개 영남 지방자치단체장의 합의가 이해할만한 사정도 없이 선거 때문에 하루아침에 뒤집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28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대구·경북 신공항 계획이 기본 설계에서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김해 신공항 백지화는 월성1호기 폐쇄 결정과 판박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 덕을 보려고 변경을 추진하는 것 같다”며 “국책 사업 변경 과정에서 무리나 불법이 있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