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혈세로 한진총수 도와”

입력 2020-11-17 16:27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가 하루 지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전선 작업을 하는 공항 관계자 뒤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인천공항=윤성호 기자

박용진 의원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17일 산업은행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 방식에 우려를 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하고 “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는가. 한진칼은 경영권 분쟁이 있는 회사”라며 “제3자 배정을 통해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있는 총수 일가를 지원하는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전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수 지원은 산은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EB) 인수로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산업은행은 그 동안 아시아나항공에 3조3000억원을 지원하고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그 성과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졸속으로 이번 통합방안을 추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8000억원이라는 국민 혈세가 국가전략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대한항공 총수 일가와 아시아나항공에 책임있는 대주주 및 채권단을 위해 사용되고 더 나아가 향후 항공산업의 독점에 이용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통합은 공정거래법상 독점을 유발하는 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면밀한 기업결합심사가 필요하다”며 “독점으로 야기될 소비자 후생의 감소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 마련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68.4%에 달해 인수 합병시 독·과점에 해당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빅딜의 뒤에는 한진칼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이 막후 중재역할을 했다는 기사가 있다”면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거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동걸 산은 회장의 경기고 동기다. 이들은 이어 “이점이 사실이라면, 사외이사가 특정 주주를 위해 이번 통합방안을 주도한 것이 아니냐, 이러한 영향력 행사가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을 할 수 있고, 이점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회견에는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 중 이용우, 박용진, 민병덕, 민형배, 송재호, 오기형, 이정문 의원 등 6명이 참여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