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에 이어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을 알렸다. 모더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이어지면서 연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백신이 나오고, 내년 중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될 것이라는 희망이 부풀고 있다. 그러나 안전한 백신의 등장이나 유통, 접종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17일(현지시간)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기사를 통해 두 백신의 차이를 소개했다.
예방률: 화이자 90%·모더나 95%
두 회사는 일주일 간격으로 3차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전날 공개된 모더나 백신의 예방률은 94.5%에 달했다. 화이자가 발표한 90% 이상 예방률을 뛰어넘었다.쿼츠에 따르면 화이자의 3차 임상시험 참가자는 4만3500여명, 모더나는 3만여명이다. 참가자 중 절반은 실제 백신을 맞았고 대조군인 나머지 절반은 소금물로 만든 플라시보(가짜약)를 맞았다.
화이자 임상시험의 경우, 백신 투여 집단에서 8명, 가짜약 투여 집단에서 86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백신이 효과가 없었다면 백신군에서도 86명 정도의 감염자가 나왔겠지만 8명에 그쳤다는 의미다. 모더나 임상시험에서는 백신 투여 집단에서 5명, 가짜약 투여 집단에서 90명의 감염자가 나와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게임 체인저’ 모더나, 왜?
두 백신의 결정적 차이는 보관 방식에 있다. 화이자 백신은 접종 전까지 영하 70~80도를 유지해야 최대 6개월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최대 5일에 그친다. 초저온 의료용 냉동고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까다로운 방식이다.그러나 모더나 백신은 표준 냉장 온도인 섭씨 2~8도에서 30일간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두 백신은 효능과 안정성 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보관의 용이성 측면에서 보면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에 비해 훨씬 실용적이라는 평가다.
부작용 및 면역의 지속성
백신 접종 후 면역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는 두 백신 모두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다만 쿼츠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은 접종 시 부작용으로 피로감이나 두통, 관절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독감 예방접종을 맞았을 때와 비슷하다. 발열 증상과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그 외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FDA 승인이 나온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공급량… 문제는 가격
쿼츠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모두 이번달 말까지 FDA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두 백신은 모두 두 차례 접종으로 항체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쿼츠의 전망대로라면 1차 접종은 연말 전에 끝날 수 있다.모더나 백신의 초기 예상 공급량은 1000만명 수준, 화이자는 1500만~2000만명으로 전해졌다. 화이자는 내년까지 6억75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인 총 13억회분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이보다 못 미치는 5억~10억회분을 내년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모더나는 앞서 자사 백신 1회 접종분의 가격을 37달러(약 4만1000원)로 책정했다. 화이자는 이보다는 싼 20달러(약 2만2000원)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존슨앤드존슨이 자사 백신 가격을 10달러로 책정한 점을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
비싼 가격 탓에 두 회사가 생산하는 백신 물량의 대다수는 고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부자 나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 듀크대 글로벌 보건 연구소는 최근 연구에서 2024년은 돼야 전 세계 인구에 충분한 백신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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