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 매진이 가능해진 지 열흘 만에 공연장에서 다시 띄어 앉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상향하면서 다시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행해야 해 공연계가 분주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자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1.5단계로 상향했다. 일주일간 일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가 100명 이상일 경우 격상이 가능한데, 수도권 최근 1주일간 일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는 111.3명을 기록했다.
방역단계가 높아지면서 공연장은 다시 좌석을 띄워야 한다. 정부의 상향 조치가 내려온 직후부터 공연계는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1.5단계 조치 시행일인 17일 개막하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제작사 EMK는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EMK는 정부 방침에 따라 취소 수수료 없는 재예매를 통해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한다. 다만 재예매를 진행하는 물리적 시간 확보가 어려워 이번 주 공연까지는 추가 예매를 막으면서 관객 간 거리를 확보해 공연을 올린다. 이밖에도 공연 대부분이 기존 예매를 수수료 없이 취소하고 재예매를 실시한다.
공연계는 숨통이 트인 지 열흘 만에 접한 비보에 울상이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공연장은 지금까지 관객 간 감염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다시 좌석을 남겨둬야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연은 하루 이틀 전 예매하는 것이 아니라 티켓 오픈에 맞춰 미리 예매하는데, 권고 사항이 시시각각 바뀌니 제작사도, 관객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 산업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대형 공연장의 경우 최소 관객석 70%를 채워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관객 심리가 얼어붙고, 일부 좌석도 비워두게 되면서 상황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