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닿으면 뻘건 발진…희귀병 ‘물알레르기’ 美10대 사연

입력 2020-11-17 11:25 수정 2020-11-17 11:40
데일리메일 제공

미국의 10대 소녀가 희소난치병 ‘물 알레르기’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몸에 물기가 닿기만 해도 알레르기 반응이 생겨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미국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전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사는 대니얼 매크레이븐(12)은 지난해 알 수 없는 피부 발진이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다. 대니얼의 엄마는 “목욕만 하면 몸이 빨갛게 부풀었다. 물 온도가 너무 뜨거워서 그런 줄 알았다. 알레르기 빈도가 잦아지고, 고통도 심해져 결국 의사를 찾았다”고 말했다.

소녀를 본 의사는 ‘물 알레르기’로 알려진 ‘수성 두드러기(aquagenic urticaria)’라는 진단을 내렸다. 수성 두드러기는 온도와 관계없이 물이 닿은 부분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피부 질환으로 보고된 전 세계 환자 수는 100명 미만이다. 물, 눈물, 땀, 침, 심지어는 높은 습도에도 두드러기가 생긴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료계는 물속 용해된 물질이 피부에 닿을 때 면역반응이나 호르몬 변화에 따른 질환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여성 셰럴 파루지아(26)는 아이를 출산한 후 갑자기 수성 두드러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루에 여러 번 샤워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일리메일 제공

발병 이전 대니얼의 가장 큰 취미는 수영이었지만 이제는 수영장 가까이에도 갈 수 없게 됐다. 대니얼의 엄마는 “딸이 수영을 즐겼는데 이제는 근처에도 못 간다”며 “수돗물은 물론 생수와 소금물에도 반응한다”고 말했다.

또 “물을 마실 수는 있지만 닿기만 하면 두드러기가 올라와 세수, 목욕할 때 스트레스가 크다.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안타깝게도 수성 두드러기 완화에 효과가 입증된 치료약은 없다. 짧게는 15분, 길게는 2시간 가까이 지속되는 발진에도 대니얼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끊임없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상태가 악화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소녀는 매일 생사를 넘나드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니얼의 엄마는 “딸은 매일 강력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며 “이제는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