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면서도 코로나 가짜라더라” 美 간호사의 고백

입력 2020-11-17 10:58 수정 2020-11-17 11:07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앨 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냉동 트레일러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하루 15만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죽음을 앞두고도 바이러스의 실체를 부정하는 미국인이 많다는 증언이 나왔다. 현지 병원 응급실 간호사가 전한 미국 사회의 안타까운 현주소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사우스다코다주의 한 병원 응급실 간호사인 조디 도링의 입을 빌려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 위협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링은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것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코로나19가 실재하지 않는다고 믿으면서 마법 같은 정답을 원한다”고 했다.

도링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도 환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진짜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일부 별난 환자가 아니라 매우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현재의 냉혹한 현실을 전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양성 결과를 받고도 믿지 않는다. 죽어가면서 하는 마지막 말이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날 수가 없어. 이건 진짜가 아니야’다”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서 마스크를 손에 든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와 회복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카트를 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링은 이러한 환자들의 맹신과 무지를 마주하는 답답함도 호소했다. 그는 “의료진을 비난하면서 왜 그런 것들(보호장구)을 뒤집어쓰고 있느냐고 묻는 환자도 있다”며 “일부 환자들은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보다 강력한 방역 대책을 구상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을 망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정권 이양에 나서지 않는 사이 신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날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153만3598명이다. 하루 사이 15만7690명이 늘었다. 사망자도 719명이 늘어 25만2631명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우리가 조율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력해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앨 파소에서 수감자들로 알려진 이들이 줄무늬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19에 희생된 시신을 냉동 트레일러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