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때려 죽이고…“나의 산소” 카메라앞 오열한 佛남편

입력 2020-11-17 10:41 수정 2020-11-17 11:16
지난 2017년 11월 5일 알렉시아의 추모 행사에 참석해 울면서 추모하고 있는 조나탄(왼쪽 두번째)과 그를 양 옆에서 위로하고 있는 알렉시아의 부모. AFP연합

프랑스에서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장례식에 참석해 눈물까지 보였던 30대 남성의 재판이 열려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은 16일(현지시간)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숲에서 태운 혐의로 조나탄 다발(36)의 재판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조나탄의 아내 알렉시아 다발은 2017년 10월 프랑스 동부의 한 숲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시신은 불에 타 있었을 뿐 아니라 심하게 구타를 당하고 목이 졸린 흔적까지 있었다.

지난 2017년 11월 5일 알렉시아 추모행사에 참여한 조나탄(왼쪽 두번째)과 가족들. 오른쪽 첫번째는 알렉시아의 사진. AFP연합

당시 조나탄은 알렉시아의 가족들과 함께 TV에 나가 눈물 젖은 목소리로 “그녀는 나의 최우선 지지자이자 나의 산소였다”며 아내를 추모했다. 장례식장에서 넋이 나간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많은 사람의 동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 3개월 뒤인 2018년 1월 수사 당국의 철저한 조사 끝에 조나탄에게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았다. 그는 말다툼 끝에 감정이 격해져 아내를 때렸는데 그 과정에서 콘크리트 벽에 아내의 얼굴을 짓이기고 목을 조르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나탄의 재판을 묘사한 일러스트. AFP연합

조나탄은 이후 같은 해 6월 처남이 아내를 살해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가 12월에는 원래 진술로 돌아갔다. 그는 2019년 6월 끝까지 부정하던 시신 유기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조나탄은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성적으로 모욕감을 줬으며 범행 전날에도 아내가 성관계를 거부해 다툼이 일어났다고 진술했다.

프랑스의 한 주택가 창문에 걸려있는 알렉시아를 추모하는 피켓. AFP연합

당시 해당 범죄는 프랑스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다. 프랑스에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편 또는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하는 페미사이드(Femicide)를 규탄하는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1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조나탄과 알렉시아가 거주했던 마을을 찾아가 침묵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가정폭력 피해를 본 여성이 12만5840명에 달한다. 이 중 146명이 파트너에 의해 살해당했다.

법정을 찾은 알렉시아의 어머니 이사벨(오른쪽 첫번째)과 그의 변호사 AFP연합

이날 법정을 찾은 알렉시아의 부모는 “알렉시아가 당한 참상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고 호소했다.

현지 언론들은 조나탄이 종신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