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WTO 사무총장 최종단계서 사퇴 없다”

입력 2020-11-17 09:48 수정 2020-11-17 10:52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7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 사퇴 가능성과 관련해 최종 단계에서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날 KBS 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퇴는 1단계, 2단계에서 그다음 단계에 진출할 후보를 결정할 때 하는 것이다”라며 “3단계에선 최종 후보를 대상으로 컨센서스(의견 일치)를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1위 후보와 표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유 본부장의 사퇴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진행자가 언급하자 사실상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유 본부장은 “실제 표 차이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지금까지 WTO 의장단에서 표 차이를 공개하거나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온 표 차이는 공신력 있는 근거가 아닌 만큼,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본부장은 “사무총장 선출 최종 단계는 투표가 아니라 최종 후보를 놓고 컨센서스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건설적인 협의를 하느라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며 “WTO 사무국이 있는 제네바는 방역 강화 조치로 회의 개최도 어려운 상황이다”라고도 설명했다.

당선 가능성과 관련해 유 본부장은 “주요국들과 협의를 하면서 컨센서스 과정에 동참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유 본부장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함께 차기 WTO 사무총장 최종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회원국 간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에게 밀린 상황이다. WTO 측은 오콘조이웨알라를 164개국 컨센서스를 통해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려고 했다. 다만 미국이 반대를 표명하면서 절차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유 본부장은 한국을 비롯한 15개국이 최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한 것에 대해선 “코로나19 이후 각국이 무역장벽을 더 쌓는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자유무역을 확산시키고, 다자간 무역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조 바이든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에서 중국 주도의 RCEP에 대응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질의엔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주의를 강화하고, 우방국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할 것 같다”면서도 “RCEP과 TPP는 아시안 태평양지역의 무역 자유화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이어 “우리나라도 지금까지 시장을 개방하고, 규범을 선진화하면서 발전해온 국가로 서로 양립하는 FTA에 대해 국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서 국익에 맞게 판단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