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이 든 채 병원에 이송됐다가 끝내 사망한 16개월 입양아 A양이 학대 부모에게 입양되기 전 해맑았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온라인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6개월간 A양을 위탁받아 키운 위탁모의 부탁을 받고 올린다”며 A양의 사연과 입양 전 사진을 담은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밝게 웃는 아기 사진을 첨부하며 “이 아기 사진을 보면 아기에게 문제가 있거나 말 안 듣거나 때려죽이고 싶게 이상해 보이냐”고 반문했다.
글쓴이가 입양 전과 후로 비교해 올린 사진에서는 A양의 안색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새하얀 얼굴로 밝게 웃던 A양은 입양 이후 웃음을 잃고 다소 침울한 모습이다. 비교적 최근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서는 온몸에 든 시커먼 멍을 확인할 수 있다.
A양은 지난달 13일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고 병원에 실려왔지만 끝내 숨졌다.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의 양부모는 지난 1월 생후 6개월인 A양을 입양하고 습관적 학대와 방임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의 양모는 친딸을 데리고 외식을 나가면서 A양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울게 두는 등 수차례 방임했고, 유모차를 벽에 세게 밀거나 손으로 아이의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학대했다. 문제는 A양 관련 아동학대 신고가 지난 5월부터 수차례 이어졌는데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5월 A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직원이 A양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신고를 했고, 그로부터 한 달 후 아이가 차 안에 홀로 방치돼 있다는 주민의 신고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됐다.
지난달에는 A양이 다니던 소아과 원장이 아이의 신체에 있는 의심스러운 상처와 1㎏가량 줄어든 몸무게를 보고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매번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A양을 다시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분노에 찬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아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엄마를 엄벌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여러 건 게재됐다.
16일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 자리엔 숨진 A양을 입양 전까지 돌본 위탁모들이 함께했다. 그들은 “너무 늦게 알아 미안하다” “강력한 처벌로 이런 아기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