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보관’ 필요없는 모더나 백신, 화이자보다 실용성 앞서

입력 2020-11-17 06:35 수정 2020-11-17 10:28
사진=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결과가 16일(현지시간) 나왔다.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 중인 백신 예방률이 90% 이상이라고 알려진 지 1주일 만이다.

두 회사의 효능과 안전성은 비슷하지만 실용성에선 모더나의 백신이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관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미 언론은 이날 모더나가 3상 임상시험 예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백신 승인 전 최종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는 3만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중간 분석 결과는 임상시험 참여자 중 95건의 감염 사례에 기초한 것으로, 이들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5건에 그쳤다. 90건의 발병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접종한 경우였다.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 후보물질의 효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가자 중 백신 후보물질을 두 차례 접종한 사람과 플라시보를 접종한 사람 비율로 측정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모더나 3상 시험 참가자 중 중증 환자는 11명으로, 전부 플라시보를 복용한 실험군에서 나왔다.

모더나는 이날 발표에서 “안전성이 큰 우려가 없다”며 “대체로 접종 부위 통증, 2차 접종 후 피로감, 근육통, 두통 등 경미한 정도의 부작용만 보였다”고 설명했다.

모더나 백신은 표준 냉장 온도인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반 냉장고에서도 보관할 수 있어 훨씬 보급이 쉬울 전망이다.

반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를 유지해야 한다. 냉장 온도에서 보관 가능한 기간도 5일 정도에 그친다.

모더나는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올해 안에 1000만명(2000만회 투여분)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5억∼10억회 투여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모더나는 백신 가격을 1회 투여분당 32∼37달러(약 3만5000원∼4만1000원)에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량 구매자에는 더 싼 가격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나는 분명히 90% 이상의 효과가 있는 백신이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이를 확신하진 않았다”며 “매우 인상적이고 고무적이며 신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모더나와 파우치 소장이 이끄는 NIAID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협업해 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