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성 결핵에 걸린 간호조무사가 일했던 부산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최소 22명의 신생아가 잠복결핵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결핵 전파 가능성을 낮게 봤던 보건 당국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MBC는 해당 산후조리원 신생아 288명 중 현재까지 65%가 잠복결핵 여부를 알아보는 피부 반응 검사를 받았다며 부모들의 자체 확인 결과 최소 22명의 신생아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16일 보도했다.
잠복결핵은 몸속에 결핵이 잠복해 있지만 증상과 전파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가운데 10% 이상은 결핵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잠복결핵 검사는 감염자와 마지막 접촉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 양성으로 확인된 신생아 대부분은 7월과 8월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엄마는 “(우리 아기에게) 양성으로 판정하고 약을 처방해 주더라”며 “9개월 동안 약을 먹여야 한다는데 이 약의 부작용이 크다더라. 간경화나 황달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9일 부산시는 M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조무사 A씨가 사흘 전 감염성 결핵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3월 정기 건강검진 때만 해도 흉부방사선 검사상 결핵 소견이 없었으나 지난 10월 기침 증상 등을 보여 의료기관에서 객담 및 흉부 CT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때도 이상 소견이 없어 근무를 계속했다.
그런데 지난 6일 배양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서 결핵 환자로 신고돼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방역 당국은 해당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을 이용한 300여명을 대상으로 결핵 및 잠복결핵 검사에 나섰다. 당시 부산시 관계자는 신생아실 근무자 17명을 대상으로 흉부 X선 검사를 한 결과 결핵 소견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며 “결핵 전파 가능성이 없어 해당 시설에 입소해 있거나 입소 예정인 산모들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