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 인천 현대제철, ‘리그 8연패’ 금자탑

입력 2020-11-16 21:52
인천 현대제철 선수단이 16일 홈구장인 인천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W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경주 한수원을 2대 0으로 꺾어 우승을 차지한 뒤 자축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여자축구 WK리그 인천 현대제철이 리그 8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도전자의 입장이었던 상대 경주 한수원은 점수상 유리한 입장이었음에도 올 시즌 인천에게 첫 패배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당하며 아쉽게 눈물을 삼켰다.

인천 현대제철은 16일 인천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년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경주를 2대0으로 꺾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승점 1점차로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던 경주는 앞서 경주황성3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기에 득점만 한다면 무승부를 거둬도 우승할 수 있었지만 후반 연달아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번 시즌 경주는 어느 때보다 인천에 위협적인 상대였다. 2013년부터 매년 통합우승을 차지해온 인천은 리그 21경기에서 18승을 거두며 리그 8연패를 확정지었지만 경주에게는 1무 2패로 절대 열세였다. 때문에 양 팀이 정상에서 맞붙는 이번에야말로 인천이 아닌 다른 팀이 WK리그 우승을 차지할지 모른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주가 리그가 종료될 때까지 12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에 있었다는 점도 기대를 가지게 하는 요소였다.

리그 최고의 팀 간 대결답게 양 팀에는 대표팀 멤버들이 즐비했다. 인천에는 대표팀의 맏언니인 골키퍼 김정미를 비롯해 수비진에도 심서연 임선주 등 대표팀 주전 선수가 포진했다. 대표팀 최고의 스타인 장슬기와 이민아에 이세은까지 포진한 미드필드 역시 이름값이 대단했다. 경주에는 대표팀 주전 수문장 윤영글을 비롯해 전방에 에이스 전은하가 자리했다.

전반은 양 팀이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초반에는 적극적으로 나선 경주가 강력한 압박으로 인천 수비를 밀어붙였다. 전은하가 전반 11분 전은하의 감각적인 슈팅으로 인천 골문을 노렸지만 김정미 골키퍼가 노련하게 튀어나와 이를 막아냈다. 이후 장슬기와 이민아를 중심으로 한 인천이 다시 중원 주도권을 잡아 공세를 펼쳤지만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승부가 결정된 건 후반 중반을 넘어서였다. 인천의 오른쪽 날개 엘리가 측면을 돌파한 뒤 올린 크로스를 베테랑 공격수 정설빈이 그대로 골문에 꽂아넣었다. 이후 정설빈 대신 강채림을 투입한 인천은 후반 추가시간에 엘리가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엘리는 경기 최우수선수인 퀸오브더매치(QOM)에 선정됐다. 경주는 후반 36분 박예은이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에 막혔다. 후반 40분에도 이네스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나히가 슛을 날렸지만 김정미가 선방해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선제골을 넣은 정설빈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우승을 해본 노하우 덕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이 끝난 뒤 잘 안된 부분을 서로 얘기하면서 맞추려고 했다. 정신적인 면에서 흔들렸을 때 선수들끼리 서로 잡아주려 노력한 게 후반에 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정성천 감독은 “이미 앞서 7연패에 이르기까지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8연패를 하겠다는 목적의식도 있었고 어떻게 할지도 이미 선수들이 잘 알고 있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