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콕’이 길어지자 샐러드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제품이나 가공식품으로 한끼를 때우는 기간이 길어지자 건강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는 최근 소비자들의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샐러드 메뉴를 확대하거나 정기구독 및 배달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1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샐러드 수요를 겨냥한 매장 운영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판매 메뉴에 기존엔 없던 샐러드 메뉴를 추가하거나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높아진 ‘정기구독’ 서비스를 샐러드에도 적용해 재료 걱정 없이 샐러드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온라인 시장에 샐러드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샐러드 전문 매장을 확대하기도 했다.
먼저 샐러드를 꾸준히 찾는 소비자를 위한 정기구독 서비스의 확대가 눈에 띈다. 신세계푸드는 배달전문매장 ‘셰프투고’에 지난 9월 샐러드 메뉴 5종을 새롭게 추가했다. 샐러드 메뉴 판매량은 한달 만에 전달 대비 25%가 증가하는 등 2030대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이에 셰프투고는 이달 1일부터 일주일 단위의 샐러드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CJ푸드빌 더플레이스는 2곳(서울스퀘어점, 합정역점)의 매장에서만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샐러드 정기구독 서비스를 지난 6일부터 3개 점포를 추가해 확대 운영에 나섰다.
매장 개수를 늘리거나 새롭게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샐러드 관련 사업을 시작·확장한 업체도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5월 오픈한 샐러드 전문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의 배달 전문점을 지난 12일 오픈했다. 1호점인 합정점에 젊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과 중년층 이상의 고객도 많이 방문하는 등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자 직장인 수요가 많은 서울 서초구에 배달 전문 매장을 열게 됐다는 설명이다.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말 포케·샐러드 전문 브랜드 ‘비비드 팜’을 더반찬&과 마켓컬리에 론칭하며 온라인 시장 공략에도 나서는 등 샐러드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채선당은 지난달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를 론칭하고 샐러드가 포함된 도시락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포케를 판매 중이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샐러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15일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식품 소비 변화 조사’에 따르면 275명의 소비자 중 샐러드에 대한 구매를 코로나19 이전보다 늘렸다고 답한 비율이 21.3%로 나타났다. 마켓컬리에서도 샐러드 판매량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 3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샐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73% 늘었고, 지난 9월엔 샐러드 판매량이 직전 달보다 23% 증가하며 연중 최고 증가율과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오랜 기간 집콕 생활을 보낸 고객들이 여름 이후부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음식들로 간단히 식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몇 년 전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샐러드 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성장폭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더불어 최근 낮아진 온도 탓에 외부 활동량이 급격히 줄자 칼로리가 높은 간식과 식사보다는 건강하고 가벼운 샐러드로 한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각 외식업체들은 샐러드 메뉴 확대, 정기구독 및 배송서비스 등을 강화하며 시장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