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언급 금지” 중국 대학의 치졸한 ‘뒤끝’

입력 2020-11-16 16:37

중국 대학의 한국인 조교수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6·25 전쟁 관련 발언 후 학교 측이 자신의 강의에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대-피츠버그학원(SCUPI)에 근무하는 한국인 조교수 정아름씨는 최근 강의 내용 삭제를 요구 받았다. 그는 경영대학에서 ‘K팝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강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학교 측으로부터 “BTS와 관련한 부분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며 강의를 수정하는 것 대신 아예 수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학술기관이 강의 내용, 그것도 국수주의자들이 뿜어낸 터무니 없는 말을 근거로 검열하는 것에 기분이 상했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SCMP는 정 교수의 일화를 자세히 전하며 “중국에 있는 12만여명의 한국인들은 양국 간 정치체계와 미국에 대한 시각 차이로 인해 ‘충성도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매체는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한국의 K팝에 매료되어 있다. 중국은 K팝을 정치적 ‘뜨거운 감자’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7일 방탄소년단은 한미친선협회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밴 플리트상을 받은 소감으로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한미)이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중국인이 큰 희생을 하며 미군을 막아줬는데, 어떻게 이를 무시할 수 있느냐”는 등 방탄소년단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환구시보를 비롯한 중국의 일부 관영 언론이 갈등을 조장하며 파장이 더욱 커졌다. 이에 삼성과 휠라 등은 방탄소년단 관련 상품을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내렸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자국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