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의 고백 “남성 기득권 문화, 내가 받아들여지나…”

입력 2020-11-16 16:12
강경화 외교부장관.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6일 “여성으로서 처음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 하고 있습니다만 저도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가’ 하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여성 외교 수장으로서 고충이 있다고 토로한 것이다.

강 장관은 이날 외교부가 방송사 tvN과 함께 진행한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 포럼에서 함께 출연한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가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환경이 미진하다’고 언급하자 이같이 답했다.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주무 부처 장관의 가족도 따르지 않는 권고를 국민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연합뉴스

강 장관은 “남성 위주의 기득권 문화 속에서 내가 과연 받아들여지고 있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할 때가 없지 않다”며 “그럴 때마다 저는 그냥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밤에 잘 때 ‘오늘 할 일을 다 했나’에 편한 답을 할 수 있으면 편히 자고 그 다음 날을 대비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어 “외교부만 해도 간부급 여성이 드물지만, 주니어급에서는 (여성이) 다수”라면서 “시간이 흐르면 어쩔 수 없이 여성이 다수가 되면서 많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저는 그것(외교부 조직 문화가 바뀌는데)에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